즈믄 해의 봄을 지나 / 이선애
강마을에 봄비가 내립니다. 벚나무의 연분홍 꽃송이가 부르르 몸을 떨면서 꽃잎을 쏟아 냅니다. 도서관 창가에 서서 비와 꽃이 섞여 떨어지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봅니다. 독서동아리반 아이들은 저마다 책을 펴고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읽고 있습니다. 겨우 다섯 명입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독서동아리를 모집하니, 책 읽기는 재미없다고 고개를 돌리고 거절하였습니다. 그중에 몇 명이 동아리반에 들어왔습니다. ‘두고 봐라, 이 녀석들! 내가 독서반에 들어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 주마!’ 이렇게 속으로 혼잣말을 하며 독서반을 외면한 아이들에게 저 혼자 눈을 흘겼습니다. 동아리 활동이 있는 오늘, 어제 준비한 초콜릿을 하나씩 아이들에게 뇌물로 주었습니다. 책의 달콤함을 나타낸다고 아이들에게 말하며, 독서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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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27.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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