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좋다 / 문희봉
신부가 신도들에게 강론을 하고 있다. “신도 여러분, 지옥에 가고 싶은 분 계셔요?" 아무도 없다. “그러면 천당에 가고 싶은 분 계셔요?" 대부분의 신도들이 손을 든다. “아, 지옥에는 가기 싫고, 천당에 가고 싶은 분은 많네요." “그럼 지금 천당에 가고 싶은 분 계셔요?" 없다. 지금이란 순간은 아주 소중한 시각이다. 지금이 좋다. 부유하면 부유한 대로, 가난하면 가난한 대로 '지금'이 좋다. 지금보다 더 나은 순간은 없다. 환하게 웃어주는 햇살을 맞이하기 위해 아침 창을 열면 흐릿하게 미소 짓는 부드러운 바람기가 있는 지금이 참 좋다. 흩어진 머리카락 쓸어 올리며 뒤뚱거리며 걷는 오리처럼 비틀거릴 하루지만 걸을 수 있는 고마운 두 다리가 있어 좋다. 땀방울 방울방울 이마에 맺혀도 열심히 살아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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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 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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