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이야기 / 이원규
실로 먼길을 돌아 지리산에 왔다. 삼신산(三神山)의 하나인 지리산은 민족의 영산이자 모성의 산이다. 그만큼 크고 높고 깊고 넓다. 지리산을 잘 안다는 말은 몇 생을 걸지 않고서는 거짓말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지리산을 잘 모른다는 말이 언제나 정답인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과 자연이 그러하겠지만 알 듯 잘 모르겠고, 가까이할수록 멀어지고, 멀어질수록 어느새 가까워지는 경이로운 산이 바로 지리산이다. 그러니 지리산을 조금이라도 알기 위해서는 한몸이 되는 수밖에 없다. 내 고향 경북 문경에서 대구, 서울을 지나 지리산까지 오는 데 35년이 걸렸으며, 이제 지리산과 섬진강의 품에 안긴 지 겨우 6년이 지났다. 자본주의와 도시적 욕망의 삶이 환멸과 권태였다면, 아주 작은 산촌이나 강촌의 지순한 삶은 종교보다 높..
수필 읽기
2021. 5. 22. 18:16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