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하태평(妻下太平) / 백춘기
말다툼을 하고 나서 며칠 동안 서로 말을 하지 않는다. 사실 별 일도 아닌 데 의견충돌을 하고나면 소심 A형인 나는 나대로, 대쪽 B형인 아내는 아내대로 먼저 말을 건네지 않는다. 서로 손해 날 것 없다는 식이다. 말을 안 한지 3일째 되는 날 저녁식탁에서 “여보, 당신은 식사 전 기도를 왜 하는 거요?”라고 하니 “왜 하기는, 해야 하니까 하는 거지!” 하고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것이다. “남자가 집에서도 대접받지 못하고 가볍게 취급 받는데 전쟁터 같은 경쟁사회에 나가서 어떻게 살아 나갈 수 있겠소! 다음부터는 기도할 때, 주여! ‘은혜로이 내려주신 이 음식과 저의 남편 스테파노에게 강복하소서! 이렇게 기도 해 주시오!” 그렇게 선전포고 하듯이 경고 하였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수색에서 버스를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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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1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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