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와 나 / 윤재천
나는 청바지를 좋아한다. 다크 블루, 모노톤 블루, 아이스 블루…. 20여 년 동안 색의 농도에 따라, 바지의 모양에 따라 많이도 모았다. 특별한 모임에도 눈에 거슬리지만 않는다면 나는 청바지를 입는 것이 더 편하고 자신 있다. 요즘 들어 살아온 연륜이 낯설게 느껴진다. 때로 내 몸을 휘감은 나이테가 육칠십을 헤아리게 되었다는 사실 앞에서 묘한 감정에 빠져들곤 한다. 그러나 낯선 숫자가 만들어내는 감상에 휘말려 실제 나이보다 늙게 살고 싶진 않다. 나는 젊음의 한 끝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시간이 있을 때마다 산에 오르고, 심부름하는 아이가 없는 썰렁한 방이지만 출퇴근 시간을 정해 놓고 방을 지키는 것은 스스로를 위해 마련한 규칙 중의 하나다. 청바지를 즐겨 입는 것도 그런 의도의 일환이다. 청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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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1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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