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장(風葬) / 조현미
제4회 경북일보문학대전 동상 톡!, 건드리면 뚝뚝 푸른 물이 들을 것 같은 하늘과 그 밭에 만개한 구름, 아득한 초원 위로 길게 누운 지평선, 산허리에 걸린 길과 다르촉*(經幡)에 이는 오색의 바람, 눈 맑은 야생화가 하느작거리는, 잃어버린 샹그릴라가 이쯤인가 싶은데…. 다르촉 울타리 넘어 천장(天葬)**의식이 한창이다. 시취를 감지한 독수리들 철책처럼 천장터를 두르고, 까마귀 떼 식이 끝나기를 목 빼고 기다린다. 라마승의 독경이 끝나자 천장사가 사자(死者)의 등에 주술무늬를 넣는다. 햇볕에 벼린 칼이 검무를 출 때마다 사지가 흩어지고 뼈와 살이 분리된다. 사나흘쯤 굶주린 독수리들, 눈빛에 칼날이 번득인다. 천장사가 신호를 보내자 사위를 후려치는 소리의 포효, 죽음처럼 깊은 잠을 흔든다. 휴대전화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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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1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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