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방 / 김경실
‘고향의 감초맛’이 낯설었다. 여길 보아도, 저길 보아도 촘촘히 들어찬 시멘트 건물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 좁디좁았던 골목은 시원스레 넓혀졌고 아스팔트 대로변엔 주차된 차들이 생경스런 풍경을 이루고 있다. ‘살아 진천 죽어 용인’ 이란 고사가 있듯 이곳은 나와 내 가족 생존의 터전이었고 인심 좋기로 이름난 꿈에도 그리던 곳이었다. 강산이 몇 번이나 변하고 그 사이 산업화가 되었다지만 이리 번화하고 낯선 곳이 되어 버릴 줄이야…. 옹기종기 내려앉은 초가집에 흙먼지 나던 그 시절 자갈길이 그리워진다면 내가 이상한 걸까. 고속버스로 서너 시간이면 갈수 있는 고향이지만 마음에만 담아둔 채 몇 십 년 발을 들이지 못하였으니 지형조차 변해버린 고향산천이 어찌 낯설지 않겠는가, 문화원 행사를 마치고 오랜만에 할아버지..
수필 읽기
2021. 3. 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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