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 / 박선숙
봄을 알리던 뻐꾸기 지나간 자리에 매미 합창이 한창이다. 여름을 노래하러 왔는가. 매미가 아침을 깨운다. 폭염과 코로나19를 지우려는 듯 씩씩하고 우렁차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바람인가 보다. 새벽 창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 못 이루나 생명의 외침이니 어이할거나. 요즈음 산책길에서 매미 탈각蛻殼이쉽게 발견된다. 커다란 나뭇잎 뒤에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매달렸다. 잡아당겨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매미는 허물조차 정교하다. 여섯 개의 다리, 배 주름, 눈 더듬이까지 세밀하게 조각한 듯하다. 신기한 것은 날개 부분이 아주 작다는 점이다. 마지막 순간 완성되는 작품이어서일까. 미완未完인 채 접혀있는 날개는 바깥으로 빠져나와 제 모양으로 펼쳐지나 보다. 등에 갈라진 부분이 탈출구인 것 같다. 몸통이 빠져나오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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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7. 2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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