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형만 시인
문 열어라 / 허영만 산 설고 물설고// 낯도 선 땅에/ 아버지 모셔드리고/ 떠나온 날 밤/ 문 열어라// 잠결에 후다닥 뛰쳐나가/ 잠긴 문 열어제치니/ 찬바람 온몸을 때려/ 꼬박 뜬눈으로 날을 샌 후// 문 열어라// 아버님 목소리 들릴 때마다/ 세상을 향한/ 눈의 문을 열게 되었고/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고// 그러나 나도 모르게/ 그 문 다시 닫혀졌는지/ 어젯밤에도/ 문 열어라.// 밤비 / 허형만 비가 나리는 밤이면/ 어머니는/ 팔순의 외할머니 생각에/ 방문여는 버릇이 있다// 방문을 열면/ 눈먼 외할머니 소식이/ 소문으로 묻어 들려오는지/ 밤비 흔들리는 소리에 기대앉던/ 육순의 어머니// 공양미 삼백석이야 판소리에나 있는 거/ 어쩔 수 없는 가난을 씹고 살지만/ 꿈자리가 뒤숭숭하다시며/ 외가댁에..
시詩 느낌
2021. 4. 2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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