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도 꽃이다 / 박병률
“호박꽃도 꽃이냐?” 그런 말을 들으면 “장미꽃만 꽃이냐.”라는 말이 내 입안에서 뱅뱅 돈다. 끝내 말할 수 없어 목구멍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통증을 느꼈다. 오래전 집 울타리에 덩굴장미를 심었는데 해가 갈수록 줄기가 손가락 3개를 합친 만큼 두꺼워지고 가시가 사방으로 무섭게 뻗쳤다. 해마다 장갑 낀 손으로 가지치기를 하다가 손과 팔뚝에 가시에 찔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고민 끝에 장미를 뽑아버리고 그 자리에 호박을 심었다. 얼마 안 가서 울타리에 호박 줄기가 무성하게 번졌다. 내가 키우고 싶은 방향으로 순을 접으며 줄기를 끈으로 군데군데 묶어 주었다. 시간이 흘러 호박꽃이 피었다. 수꽃은 대만 길게 올라오고 암꽃은 달걀만 한 열매를 달고 꽃이 핀다. 호박꽃이 피면 벌들이 꿀을 따려고 모여든다. 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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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8. 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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