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희 시인
부부 / 황성희 낱말을 설명해 맞추는 TV 노인 프로그램에서 천생연분을 설명해야 하는 할아버지 "여보 우리 같은 사이를 뭐라고 하지?" "웬수" 당황한 할아버지 손가락 넷을 펴 보이며 "아니 네 글자" "평생 웬수" 어머니의 눈망울 속 가랑잎이 떨어져 내린다 충돌과 충돌의 포연 속에서 본능과 본능의 골짜구니 사이에서 힘겹게 꾸려온 나날의 시간들이 36.5 말의 체온 속에서 사무치게 그리운 평생의 웬수 어머니의 봄 / 황성희 날씨가 풀렸으니 된장도 담그고 고추장도 담아/ 보내신다는 어머니의 목소리/ 그 목소리가 낯익은 담벼락에 나풀거리는/ 메모지 한 장으로 날아왔다/ (주차하세요, 저는 8시에 돌아옵니다)/ 광고전단처럼 가볍게// 앞뒤 마음 안에 쌓인 적막을 털어 내며/ '내 한참 때는' 그 시간 속으로/..
시詩 느낌
2021. 4. 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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