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문과 원문 강변 물새들의 자취는 사라지고 천상의 옥가루가 선장(仙掌)에 날린다 공중에 어지럽게 흩뿌리다 별안간 바람 따라 날리더니 평지에 가득 쌓여 어느새 한 길 높이가 되었네 몇 말이나 되는 술이 집집마다 가득하고 온갖 데에는 눈꽃이 촌죽(村竹)을 누르고 있구나 옷 전당 잡히고 마신 술의 취흥이 온천지에 횡행하니 백년 인간사가 한 순간이로다 江邊鷗鷺絶影響 강변구로절영향 天上玉屑霏仙掌 천상옥설비선장 空中散亂乍隨風 공중산란사수풍 平地彌漫忽盈丈 평지미만홀영장 十千斗酒盈比屋 십천두주영비옥 滿目瓊花壓村竹 만목경화압촌죽 典衣醉興橫八荒 전의취흥횡팔황 百年人事一瞬息 백년인사일순식 - 성임(成任, 1421~1484),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3권, 「한성부 십영 양화답설(漢城府 十詠 楊花踏雪)」 해 ..
번역문과 원문 고을 수령이 되는 자는 아침에 바뀌고 저녁에 갈려서 자리가 따뜻해질 겨를이 없는데 구실아치들은 젊을 때부터 늙을 때까지 변함없이 일을 맡으므로, 마음대로 부려서 늘였다 줄였다 함이 오로지 그들 손에 달려 있으니, 단지 장부를 숨기고 재물을 훔치는데 그치지 않는다. 세속에서 이른바 ‘강물은 흘러도 돌은 구르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爲官者朝更暮遞 席不暇暖 而胥輩從少至老 任事自若 操縱伸縮 專在其手 非止絶簿書盜財物而已 俗謂江流石不轉以此 위관자조경모체 석불가난 이서배종소지로 임사자약 조종신축 전재기수 비지절부서도재물이이 속위강류석부전이차 - 이수광李睟光,1563~1629), 『지봉유설(芝峯類說)』 16권 「잡설(雜說)]」 해 설 강류석부전(江流石不轉), ‘강물은 흘러도 돌은 구르지 ..
삼국시대 우리나라에 전래된 불교는 약 1,700년 동안 단순한 종교적 기능을 뛰어넘어 한국 문화의 큰 축을 담당해 왔다. 그렇기에 과거 사찰이 운영되었던 사지(寺址)는 겉으로는 빈터처럼 보이지만 뛰어난 가치를 지닌 다양한 문화재가 내재되어 있다. 그리고 이는 유형문화재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사상과 신앙, 예술혼도 함게 담긴 역사와 문화 부존자원 보고이다. 발굴유물로 확인한 『삼국유사』 속 이야기 사지(寺址)란 법등이 끊긴 사찰의 터를 의미한다. 석탑이나 석등, 사적비나 고승비, 승탑 등 유형문화재가 남아 있으며, 지표면 아래 또는 절터에 남아 있는 석조 문화재 내부에는 사찰이 운영되던 당시 사용하던 수많은 유물이 매장되어 있다. 백제 무왕대에 창건된 미륵사는 아름다운 풍경과 고즈넉한 분위기로 사진 명소..
‘허블의 후계자’ 제임스웹…우주망원경 성탄절 교대식 중앙일보 입력 2021.12.24 00:02 업데이트 2021.12.24 12:59 / 최준호 기자, 문희철 기자 2021년 크리스마스에 새로운 우주 역사가 시작한다. 허블우주망원경(HST)의 대를 이을 차세대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이 25일 오후 9시20분(한국시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루 우주기지에서 아리안-5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과학자들은 ‘허블이 모든 교과서를 다시 쓴 것처럼 제임스웹 역시 그 교과서를 다시 쓰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31년 활약 허블우주망원경 거대 블랙홀 관측 성공…137억년 우주 나이 밝혀 ‘100억 광년 이상의 과거를 내다볼 수 있는 획기적인 망원경으로 천문학은 혁명의 시대를 맞게 된다.’ ‘갈릴레오의 망원..
번 역 문 예산현(禮山縣)의 출신(出身) 현진국(玄鎭國)은 집안에서는 효도하고 우애하며 어려운 사람을 보면 잘 도와주었습니다. 작년 8월에 큰비가 내렸을 때 입암면(立巖面)의 들판이 온통 물에 잠겨 근처에 사는 백성들이 장차 물에 빠져 모두 죽을 염려가 있었는데 현진국이 사람들을 모으고 배를 빌려서 1000여 명을 구해내었습니다. 그러고는 물이 빠지기 전까지 5, 6일 동안 음식을 마련하여 먹이고, 물이 빠진 뒤에는 빚을 얻어 곡식을 구해다가 집집마다 나누어 주어 각기 편안히 살게 해 주었습니다. 전후로 들어간 비용이 거의 수천 금이 넘었습니다. 또 춘궁기에는 밥과 죽을 공급하고 돈과 쌀을 계속 나눠주어 원근에서 칭송하고 있습니다. 그는 평소 이름난 부자가 아닌데도 이렇게 의로운 마음에서 사람의 목숨을 ..
번역문과 원문 자리에서 일어나 한가로이 걷노라니 산이 깊어 누가 다시 이 길을 지났으랴! 산그늘은 온통 안개 낀 듯 어둑한데 숲속 눈은 절로 꽃으로 피었구나. 괴이해라! 소나무는 바위에 서려 늙어가고 가련해라! 부처는 암자 벽화 속에 많구나. 종 울리니 절밥이 다 됐나 보다 까악까악 까마귀들 쪼아대는 걸 보니. 睡起吾閒步 수기오한보 山深誰復過 산심수부과 峰陰渾欲霧 봉음혼욕무 林雪自開花 임설자개화 石怪盤松老 석괴반송로 菴憐畵佛多 암련화불다 鐘鳴齋飯熟 종명재반숙 啼啄有寒鴉 제탁유한아 - 박태관(朴泰觀, 1678~1719), 『응재유고(凝齋遺稿)*』 권상 「관음사에서[觀音寺]」두 번째 수[其二] * 凝齋遺稿: 朴泰觀의 詩集이다. 『응재유고』에는 김창흡과 이병연의 비평 27항이 실려 있다. 해 설 이 시를 쓴 ..
번역문과 원문 나는 이 때문에 천하의 일은 시대의 형세가 최상이며, 행불행은 그 다음이고 시비는 최하라고 말한다. 余故曰, 天下之事, 所值之勢為上, 幸不幸次之, 是非為下. 여고왈, 천하지사, 소치지세위상, 행불행차지, 시비위하. - 이익(李瀷,1681~1763), 『성호사설(星湖僿說)』권20 「사료의 성패를 읽다[讀史料成敗]」 해 설 “천하의 일은 시대의 형세가 최상, 행ㆍ불행(幸不幸)은 그 다음 시비(是非)는 최하”라는 언명은 성호 이익의 역사관을 말할 때 자주 언급되는 말이다. 곧 성호는 당대의 형세를 중시하는 역사관을 지녔다는 지적이다. 이 말을 그대로 믿을 경우, 성호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시비에 대해서 가장 그 영향력을 낮게 보고, 그 다음으로 행불행을 살피며, 당대 형세를 가장 앞세운 것이 된..
번역문과 원문 흙덩이 뭉쳐 떡 만들어 소꿉 노는 아이들 앞 다투어 몰려다니며 머리채를 잡아 뜯네 벼슬판 난장 다툼 이와 다를 게 무에랴 명줄 닳고 몸 망쳐도 알지를 못하누나 團土作糕戱小兒 단토작고희소아 爭來爭去髮相持 쟁래쟁거발상지 宦塗傾奪曾何異 환도경탈증하이 捨命捐身不自知 사명연신부자지 - 안정복(安鼎福, 1712~1791), 『순암집(順菴集)』 권1 「감회가 있어[有感]」 제1수 해 설 권력은 무엇이며 권력은 왜 가지는가. 토마스 홉스는 그의 저서 『리바이어던(Leviathan)』에서 그 유명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Bellum omnium contra omnes]”을 제창한 바 있다. 곧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개인의 만족스러운 생활과 자기 존재의 보존을 추구하는 본능을 지니고 있고, 개별 인간 ..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