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머니 사임당의 생애 / 율곡 이이
나의 어머니는 진사이신 신공申公의 둘째 따님이시다. 어렸을 적에 벌써 경전에 통달했고, 글을 지을 수 있었으며 글씨도 잘 쓰셨다. 바느질이나 수놓는 일에까지 재주가 뛰어나 정묘한 경지에 이르렀다. 거기다가 천성이 온순 아담하시고, 지조가 굳고 정결하셨다. 몸가짐이 안존했고, 일을 처리하는 데는 치밀했으며, 말수는 적고 행동은 매우 조심스러우셨다. 또 스스로 겸손하게 하시니 외할아버지 신공께서 끔찍이 사랑하고 아끼셨다. 어머님은 성품 또한 지극히 효성스러워, 부모님께서 병환이 나면 근심하는 빛이 얼굴에 역력하다가 병환이 나으시고 나서야 얼굴이 펴지셨다. 뒷날 어머님이 시집을 가게 되자, 외할아버지께서는 아버님께 “나에게 딸이 많은데 다른 딸들은 시집을 가도 그렇게 서운하지 않았지만 자네 처의 경우는 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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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4.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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