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돈 / 이성화
남의 돈 떼어먹고 잠이 오고 밥이 넘어갈까. 거지 똥구녕에 콩나물도 모자라 이빨에 고춧가루도 빼먹을 놈. 불면증 걸려 벌건 눈 튀어나와 뒈질 놈. 물 한 모금 못 넘기게 해 바싹 말려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놈. 더한 저주와 욕을 퍼붓고 싶지만 내가 아는 욕이라곤 외할머니가 입에 달고 사셨던 ‘문디지랄’과 TV에서 얌전한 얼굴의 아이돌이 전라도 사투리로 뱉어낸 ‘씹색연필’ 정도다. 뼈가 으스러지도록 일해도 직원들 월급, 외주 인건비, 부업 아줌마들 일당까지 다 주고 나면 우리 부부 한 달 생활비나 간신히 남을까 말까 싶은 돈인데, 그걸 떼먹고 중국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 사기꾼은 중국에서 물주를 만나 사업자금 마련한다면서 우리에게 희망고문만 하면서 썩은 동아줄을 잡고 버티게 만들더니 급기야 줄을 끊고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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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8. 1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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