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호박 / 은종삼
“연초를 부산하게 보내고 숨을 고르고 보니 70령 고개에 앉아 있구려. 휴, 어이 할꼬! 허나 기는 죽지 말세” 학교장으로 정년퇴직한 친구가 휴대폰으로 보낸 신년 메시지다. 그는 다재다능하고 사교성도 좋아 주변에 남녀 친구들이 많이 몰렸다. 나도 어쩌다 어울려 몇 차례 즐거운 시간을 보낸 추억이 떠오른다. 퇴직 후 자주 만날 기회는 없지만 마음으론 이심전심 친근한 사이다. 신년 하례 메시지를 받고 보니 그때 그 시절 다시 못 올 추억이 떠오르고 참 반가웠다. 한편 이 친구, 늙음의 허전함과 소외감으로 정신적 공황을 겪고 있는 느낌이 들어 안쓰럽기까지 했다. 유유상종의 위로를 해주고 싶어졌다.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은 법이 자연의 이치인지라 현직에 있을 때 지위가 높고 영향력이 컸던 친구들일수록 퇴직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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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7. 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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