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에서도 꼭꼭 숨겨놓은 듯한 아주 작은 해수욕장 근처에 짐을 풀었다. 펜션 주인이 알려준 곳을 찾아 나선 골목길은 다시 찾기 어려운 미로 같았다. 아는 사람만 갈 수 있는 후미진 집이다. 문을 열고 들어설 때도 과연 음식 맛이 있을까 싶어 되돌아 나오고 싶을 정도였다. 손때 묻은 후줄근한 물건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오면서 엉덩이가 쉽게 안착이 되지 않았다. 일어설 수도, 그대로 앉아 있기도 뭐해서 괜히 손바닥만 비비적거렸다. TV에서 흘러나오는 싱거운 뉴스가 간신히 시간을 넘겨주었다. 재깍거리며 넘어가는 시곗바늘을 흘낏거리던 시각이 후각으로 옮겨지며 칸막이도 없는 부엌 쪽에서 스며 나오는 간간한 냄새에 젖어 들었다. 초봄에나 맛볼 수 있는 도다리쑥국이란다. 찬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지방을 축적해둔 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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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6. 1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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