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구를 찾아가다 / 김현태
갈매기 떼 지어 내려앉아 한가로이 쉬고 있는 조용한 바닷가, 한 시대 나라의 수호신을 모시던 성지였고, 영토방위의 최전선이었다. 지금 동유럽 우크라이나 동남부 해안지역 마리우폴 니코폴처럼 강 하구 해안의 군사 요충지였던 곳이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통일국가를 이룩하였으나, 내부의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바다를 건너 끊임없이 침입해 들어오는 왜적을 방어하는 전초기지였던 곳이다. 고요한 신새벽 잠에서 깨어나서 가만히 누워있었다. 멀리서 바다의 신음 소리가 나지막이 들린다. 일찍 일어나신 할아버지께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리신다. “바다 끓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풍파가 오려나 보다.” 장마철 태풍이 올 때면 깊은 바닷속 물이 일렁이면서, 바닥의 자갈 끌리는 소리가 ‘싸르~르~~’ 환청처럼 들린다. 구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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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2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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