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처럼 / 이은희
단비가 오달지게 내린 날이었다. 아파트 경비실 쪽으로 달려갔다. 혹여 간밤에 내린 비에 섭슬렸을까 녀석의 안부가 궁금해서였다. 화단 귀퉁이에 오종종 피어 나의 오감(五感)을 일깨운 들꽃이었다. 비를 머금은 제비꽃은 참으로 청초했다. 물기로 꽃잎의 빛깔은 더욱 곱고 찬란했다. 제비꽃은 도통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 대부분 양지바른 곳 척박한 땅에 피는 들꽃이다. 햇빛과 흙이 있으면 잘 자란다. 척박한 도로 경계석 돌 틈과 절벽 틈새에서도 자라니 생명력이 강한 꽃이다. 나의 눈을 사로잡은 들꽃은 그나마 보금자리가 좋은 편이었다. 얼마 전 경비원이 잔디밭을 가꾸다 군락(群落)을 이룬 제비꽃을 모두 뽑아버리기가 아쉬워 화단에 옮겨 심은 것이었다. 개체 수가 많은 꽃 중의 하나가 제비꽃이다. 지천으로 깔린 보랏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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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2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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