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돌아섰을 때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몸을 돌리든, 마음을 돌이키든 한 번쯤은 앞을 향하고 있는 내 구둣발을 뒤쪽으로 돌려볼 필요가 있다. 일부러라도 뒤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길을 가다 몸을 돌리면 내가 지나온 길에 저런 것들이 있었나 싶게 풍경이 생경해진다. 다르게 보인다. 스치고 지나온 가로수가, 옆구리만 보였던 지하도 입구가, 팔을 벌리고 입을 벌린 채 정면으로 펼쳐진다. 뒤따라오는 사람을 대면해야 하는 일이 서로 어색하기는 하지만, 어기적어기적 뒷걸음치는 내 모습을 보며 웃어주는 상대가 있어 그리 무안하지만은 않다. 넘어질지도 모른다는 염려 때문에 우리는 뒷걸음을 두려워한다. 몸을 뒤로 돌리면, 순간 균형 감각이 깨지고 리듬마저 흐트러져 겁부터 먹는 ..
수필 읽기
2021. 5. 3. 15:22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