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워 / 김희정
2021년 제11회 천강문학상 대상 작은 것이라도 매듭이 생긴 부분은 바늘귀에 걸린다. 풀어내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다. 바늘이 담쟁이 이파리 윤곽선을 바삐 들락거린다. 왕복주행 하던 실이 덜컥 멈춘다. 교통이 원활하다 싶었는데 어느 지점부터 실이 제자리에서 꼼짝하지 않는다. 교차로의 교통 체증이다. 바늘이 작은데다 땀이 너무 촘촘했는지 좌회전하려던 실과 우회전하려던 실이 만나 엉켰다. 접촉사고다. 결국 멀쩡한 앞 실까지 잘라내고 바늘귀에 새 실을 넣는다. 감정에도 때로 풀리지 않는 미세한 엉킴이 생길 때가 있다. 좁은 면에 실을 채우는 데도 변수가 생겨 시비가 엇갈리니 몇 번 끊어진 실을 이어 바꾸고 바느질을 한다. 빨강색만 눈에 띄던 날들이 있었다. 빨강색을 보면 설레고 흥분되었다. 인터넷 검색 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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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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