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경무 시인
류경무 시인 1966년 부산 동래 출생. 1999년 《시와반시》를 통해 등단. 시집으로 『양이나 말처럼』이 있다. 양이나 말처럼 / 류경무 나는 쉽게 벗겨지는 양말을 가졌다 쉽게 벗겨지려 하는, 양말의 재단사인 나는/ 양말을 위해 두 발을 축소시키거나 길게 늘여보기도 하는데// 나는 양말에 내 발을 꼭 맞춘다 나는 양말이 이끄는 대로 살아왔다 원래 나의 생업은 양말이었지만/ 양말은 너무 쉽게 벗겨지므로 양말은 이제 스스로 양말이 되려고 한다/ 이쯤 되면 양말은 그냥 양말이 아니라 양, 말이라는 전혀 새로운 동물로 변이된 것이어서 언젠가/ 해가 반쯤 저물던 저녁, 양말이 한 마리 야생 숫양처럼 두 발을 까짓것 들어올렸다가/ 온 뿔을 밀어 다른 양말을 향해 돌진하는 걸 보았다 그러니까 양말의 재료는 캐시밀론..
시詩 느낌
2022. 5. 2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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