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편지 / 장석창
2019년 한미수필문학상 장려 노인은 말이 없으셨다. 무언가 말을 하려고 애를 쓰시는 것 같았지만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왠지 낯익은 얼굴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노인이 꼬깃꼬깃 접은 약포지를 내미셨다. 그 약포지에는 ‘부산 탑 클리닉’이라는 병원명과 내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제야 나는 그 노인이 누구인지 생각이 났다. 6개월 전에 지리산 강청 마을에서 만났던 할아버지였다. 개원 1년 차. 의약분업이 시작되어 의료계가 어수선하던 2000년 가을이었다. 소아과를 개원하고 계시던 선배 의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장 원장, 11월 초 주말에 1박2일로 지리산 강청 마을로 의료봉사를 갈 건데 같이 갈래요?” “예. 좋아요.” 나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바로 대답했다. 이제 막 개원하여 하루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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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9. 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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