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2회 천강문학상 우수상 만灣 - 만나고 굽어지다 물마루가 밀려온다. 둥근 띠를 이루는 파도의 능선이 아래로 꺼졌다 위로 솟구친다. 바람을 따라 공중으로 물보라를 뿜어 올리다, 방파제에 부딪쳐 포말로 흩어지기도 한다. 사납게 내달리던 파도는 만灣으로 들어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온순해진다. 파도는 과감하게 경계선을 넘어온다. 무방비로 서 있던 해안선은 뒷걸음치며 물러나지만 소용없다. 바다는 기어이 빈틈을 찾아내 자리를 만들어간다. 물굽이의 시작은 그랬을 것이다. 역동적인 바다는 제 몸피를 육지의 가슴속 깊이 밀어 넣었고, 망설이던 육지는 둥글게 몸을 말아 껴안았을 것이다. 만의 탄생이다. 어느새 훅 들어왔더라는 지인의 말처럼 그도 그렇게 내게로 왔다. 처음 만난 건 친구의 하숙집에서였다. 같은 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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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6. 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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