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며느리 사직서 / 민명자
서점엘 갔다. 신간도서 코너에서 책을 살피는데 제목 하나가 눈길을 끈다. ‘며느리 사표’다. 순간, 오래전에 내가 썼던 ‘맏며느리 사직서’가 번개처럼 스치며 묵은 상처를 건드린다. 이 책의 저자(영주)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대가족 장손과 결혼한 저자는 어느 추석 이틀 전, 시부모에게 ‘며느리 사표’를 내민다. 결혼 23년차 되던 해였다. 여러모로 가부장적이며 외도까지 한 남편에겐 이미 이혼선언을 한 뒤였다. 비난할 일도 칭찬할 일도 아니다. 누구든 타인의 삶을 대신 살 수 없는 한 함부로 재단할 권리는 없으니까. 저자는 신발을 잃어버리거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꿈을 자주 꾸었다. 꿈은 잠재적 무의식의 발현이다. 말하자면 자신이 가야할 길을 잃고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저자가 택한 건 칼과 등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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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3. 2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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