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자른 날 / 구자분
아직 멀었다. 나를 버리기란, 나를 내려놓기란 도대체 얼마나 어렵고도 어려운 일인가. 시퍼러이 살아서 꼿꼿하니 치켜들고 일어나는 자아. 누구나 자존감이 상처 입을 때 불쾌하다 못해 분노가 일게 마련이다. 그 순간 숨을 들이쉬면서 마음에는 평화, 숨을 내쉬면서 얼굴에는 미소를 띠라고 틱낫한은 이른다. 하건만 분노의 실체를 감싸 안아 맞아들일 수 있는 단계까지의 인격수양이 나로서는 어림없는 일이니 여전히 통제가 안 되고 관리가 쉽지 않은 감정. 더 정확히는 분노조절 능력이 형편없이 낮은 것이다. 꼭지가 돌도록 치솟아 오르는 분기. 그 화를 풀길 없을 때 나타내는 반응은 가지가지다. 닥치는 대로 물건을 내던진다거나 마구잡이로 고함을 지르는 이, 마구마구 먹거나 낙서를 하는 이도 있다. 사람됨이 미숙할수록 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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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9. 3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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