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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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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병(夢幻病) / 이상화 (1)
몽환병(夢幻病) / 이상화

목적(目的)도 없는 동경(憧憬)에서 명정(酩酊)하던 하루이었다. 어느 날 한낮에 나는 나의 「에덴」이라던 솔숲 속에 그날도 고요히 생각에 까무러지면서 누워 있었다. 잠도 아니오 죽음도 아닌 침울(沈鬱)이 쏟아지며 그 뒤를 이어선 신비(神秘)로운 변화(變化)가 나의 심령(心靈)위로 덮쳐 왔다. 나의 생각은 넓은 벌판에서 깊은 구렁으로- 다시 아참 광명(光明)이 춤추는 절정(絶頂)으로- 또다시 끝도 없는 검은 바다에서 낯선 피안(彼岸)으로- 구름과 저녁놀이 흐느끼는 그 피안(彼岸)에서 두려움 없는 주저(躊躇)에 나른하여 눈을 감고 주저앉았다. 오래지 않아 내 마음의 길바닥 위로 어떤 검은 안개 같은 요정(妖精)이 소리도 없이 오만(傲慢)한 보조(步調)로 무엇을 찾는 듯이 돌아다녔다. 그는 모두 검은 의상(衣..

수필 읽기 2021. 6. 1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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