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 속에 감춰둔 나만의 나무가 있다. 그 나무를 보고 싶었다. 로키산맥 수목 한계선에 산다는 나무. ‘로키’라는 지명의 어감은 적당한 고독을 품은 씩씩한 사나이 같다. 그곳, 해발 삼천 미터 높이에서 산다는 나무는 매서운 바람 때문에 곧게 자라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있다고 한다. 무릎 한 번 쭉 펴지 못하고 구부린 채 살아내는 나무의 다리를, 존경하며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어루만지고 싶었다. 그 옆에서 오랫동안 앉아 깊은 기도를 엿듣고 싶었다. 구부러진 나뭇결 켜켜이 눈물과 고통 끝에 맺힌 진주를 찾고 싶었다. 세계적인 명품 바이올린을 그 나무로 만든다고 한다. 나무가 그대로 살다 죽었다면 나무의 삶을 돌아보지 않았을 것이다. 아픔이 절묘한 선율을 만들어 누군가의 영혼을 일깨우고 고단함을 어루만지기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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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6. 1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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