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동상 비가 오면 따스함이 그립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집을 나선다. 빌딩 숲을 벗어나 붉은 벽돌 담장을 따라 한없이 걷는다. 어느 집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담 너머로 들려오던 어머니의 다듬이 가락 소리처럼 정겹다. 이렇듯 비 오는 날 고샅길을 거닐면 기억의 저편에서 잠자고 있던 추억의 흔적들이 한 올 한 올 되살아난다. 얼마나 걸었을까. 골목길 저만치에서 빗속으로 급히 뛰어가고 있는 신문팔이 소년의 모습이 슬라이드 필름처럼 스쳐 지나간다. 옆구리에서 삐져나온 한 아름의 신문 더미가 곧 쏟아져 내릴 것 같다. 반쯤 흘러내린 바지춤을 연신 추스른다. 훌쩍거리는 코를 소매로 닦으며 골목길을 누빈다. 슬그머니 소년의 흔적을 따라가 본다. 초등학생 무렵엔 내남없이 가난을 전염병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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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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