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5회 바다문학상 본상 수상작 경남 삼천포항 근처에 사는 친구로부터 아이스박스에 담긴 택배가 도착했다. 태양력의 절기로 농사를 짓는 집안에서 흙냄새로 자란 친구였다. 조선소 근처에서 청춘을 보내더니 바닷가 사람이 다 되었나 보다. 태음력을 꿰고 물 때를 헤아리는 걸 보니 제법 갯내가 난다. 상자에는 꾸덕꾸덕 말린 가자미와 새끼 딱돔이 해조류 위에 끼리끼리 포개져 누워있다. 입덧 때 즐겨 먹던 다시마 부각처럼 기름에 노릇노릇 튀겨내면 바다가 한 상 차려지겠다.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바다를 본 게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첩첩산중 내륙지방 감자바위 출신이라 대관령의 명태덕장조차 가본 적이 없었다. 바다는 봄바람에 일렁이는 청보리밭을 닮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싸릿가지로 엮은 지게 소쿠리가 보리밭 한가운데 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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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7. 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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