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4회 바다문학상 본상 집 나간 오빠가 돌아왔다. 거지 행색을 하고. 달포만이었다. 초상집처럼 울고불고 전국을 찾아 나서곤 하던 가족들은 일시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그의 몰골에 할 말을 잃었다. 가난하지만 아들만큼은 온 정성을 다해 키우셨던 부모님의 상심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유독 수재(秀才)였던 아들이었다. 내게도 오빠의 초라한 귀가는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이었다. 하늘같이 우러러 보이던, 우리 집의 우상이었던. 모범생 오빠, 그의 가출은 연유가 있었다. 난, 한 참 만에야 그 사실을 알았다. 고등학생이 된 어느 날부터 그는 모든 걸 포기한 인생 같았다. 짜증을 내고, 무단결석을 하고, 친구들을 불러모아 술판을 벌이고, 온종일 기타를 두드리며 고성방가를 불렀다. 그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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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2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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