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의 휴일 / 박준 아버지는 오전 내내/ 마당에서 밀린 신문을 읽었고/ 나는 방에 틀어박혀/ 종로에나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날은 찌고 오후가 되자/ 어머니는 어디서/ 애호박을 가져와 썰었다/ 아버지를 따라나선/ 마을버스 차고지에는/ 내 신발처럼 닳은 물웅덩이/ 나는 기름띠로/ 비문(非文)을 적으며 놀다가/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아버지는 바퀴에/ 고임목을 대다 말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동생 / 박준 오른쪽으로 세 번 왼쪽으로 세 번 탕탕탕 뛰어 귓속의 강물을 빼내지 않으면 머리를 두 갈래로 땋은 여자아이가, 밤에 소변보러 갈 때마다 강가로 불러낸다고 했습니다 입 속은 껍질이 벗겨진 은사시나무 아래에서도 더러웠고요 먼 산들도 귀울림을 앓습니다// 강에 일곱이 모여 가서 여섯이나 다섯으로 돌..
시詩 느낌
2021. 7. 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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