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제12회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입선 초록 연잎 위에 영롱한 물방울이 동글동글 맺혀 있다. 부처님이 세상을 밝히라고 보내신 전령인가, 받들어 올린 꽃대 위에 수천의 연등이 불을 밝힌다. 지금 나는 동궁과 월지 연꽃단지에 있다. 산책로에 넘쳐나는 사람들이 제등행렬을 하는 듯하다. 연꽃마다 사월 초파일 절 마당을 밝히던 연등과 겹쳐진다. 부처님의 가피력을 청한다. 사상 유례없는 역병을 소멸하고 마음이 맑아지게 해 달라고. 바람이 연꽃 대궁이를 흔들지만 아직 이르다고 침묵하는 봉오리에서도 촛불의 불꽃이 어린다. 만개한 꽃이 향기를 날리다가 가장 아름다울 때 자신을 버리고 씨앗을 잉태한다. 연밭을 빛나게 하는 것은 연잎과 꽃봉오리나 활짝 핀 꽃만이 아니다. 조신하게 내생을 기다리는 연실(蓮實)을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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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1. 2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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