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 이숙희
인터넷에 올라온 이탈리아 여인의 인터뷰 기사가 눈길을 끈다. 사업에 실패한 아들에게 일 할 자리를 마련해 준다면 몸의 일부라도 떼어주겠다는 기사다. 더 이상 잃을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는 서른여덟 살의 아들이 다시 웃음을 찾는다면 자신의 신장이라도 기꺼이 내놓을 생각이라고 했다. 아들의 삶을 위해 스스로를 헌신하겠다는 모성애에 가슴이 아리다. 어머니의 마음은 동서를 막론하고 다 같은 모양이다. 그저께 조카의 졸업식에 참석했다가 낯선 풍경을 경험했다. 온 가족이 출동해 축제의 분위기를 연출했던 예전의 졸업식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분위기였다. 주인공들이 비워둔 자리에는 모진 늦추위만이 맴돌고 졸업식은 그저 형식적인 통과의례로 진행되었다. 대학 졸업은 자식이 부모의 품에서 독립하여 당당히 사회를 향해 내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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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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