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 역 문 한 방에서 불길이 일어났는데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고 자식은 살아남았습니다. 불효도 이런 불효가 없겠으나 저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게 되었으니 무슨 말을 더 하겠습니까! 스스로 생각건대, 죽기 전의 책무는 오직 선친의 유고(遺稿)를 정리하고 선친의 사적(事跡)을 손수 구비한 다음 입언군자(立言君子)의 글을 얻어 후세에 영원히 인멸되지 않도록 하는 것일 따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죽지 않고 살아남아 창자가 썩고 끊어지면서 인리(人理)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이 일을 마치지 못한 것이 또 천고의 한이 될까 몹시 걱정입니다. 만약 어르신처럼 선친과 동시대를 살면서 친분을 나눈 분이 시나 글을 지어 은혜롭게 한마디 말로 지하에 계시는 선친을 빛내주신다면, 알려지지 않은 선친의 덕이 드러나고 훗날에도 징험..
습득 코너
2020. 11. 2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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