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역문과 원문 나는 그대가 언젠가 펼쳐질 것을 안다. 굽어 있던 것이 펼쳐지는 것은 이치의 형세이다. 吾知子之伸有日. 旣屈則伸, 理之勢也. 오지자지시유일 기굴즉신 이지세야 - 서경덕(徐敬德, 1489~1546), 『화담선생문집(花潭先生文集)』권2 「김사신자사(金士伸字詞)」 해 설 ‘화담 서경덕은 별다른 스승 없이 자연과 홀로 마주하여 씨름하며 학문을 깨우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늘의 이치를 궁구하기 위해 天 글자를 벽에 붙이고서 면벽 수행을 하듯 깊이 파고들었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평생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은거한 그가 사망한 뒤 30년가량이 지나 조정에서 추증 문제가 거론되었다. 선조는 서경덕의 저서를 살펴보니 기수(氣數)에 관해 논한 바는 많으나 수신에 대해서는 미치지 못했고 공부에 의심..

번역문 우리 백부와 곡운계곡으로 말하면 전후 십수 년 동안 일상의 기거에서 앉든 거닐든 구곡을 떠난 적이 거의 없다. 첩첩 산곡과 울창한 초목이 모두 당신의 폐부며 모발이요, 안개와 구름이 모두 당신의 들숨이며 날숨이요, 물고기와 새와 고라니와 사슴이 모두 당신의 벗이니 무엇을 찾은들 얻지 못하겠는가. 그럼에도 종소문과 같은 화가를 빌어 그림을 그린 것은 어째서인가? 실로 도저히 모르겠다. 내가 발문을 쓴 뒤 선생이 읽어 보시고는, “네 말이 좋구나. 그러나 내가 이 그림을 그린 것은 말이야. 내 이 두 다리가 때때로 산을 나가지 않을 수 없으니 이 구곡을 늘 눈길 속에 담아두지 못하잖아. 그럴 때에 이걸 보려는 게지.” 하셨다. 아, 선생의 말씀대로라면 좋아함이 독실하고 즐거움이 깊다고 하지 않으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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