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알 떨어진다 / 송일호
예나 지금이나 시골 동네는 조용하기만 하다. 장닭이 지붕 위에 올라가 꾹- 꾹꾸구~ 하고 울면 다른 집 장닭도 나도 질세라 따라 울고, 봄이 되어 새 풀을 먹고 기운이 오른 황소가 암소를 보고 환장을 하는 것 외에는 무료하기 짝이 없는 시골 동네에 이변이 일어났다. 신문 잡지 하나 없고, 라디오 하나 없는, 기계라고는 자전거밖에 없는 동네에 집채만 한 트럭이 들어온 것이다. 동네 아이들이 처음 보는 자동차를 보기 위해 다 모였다. 나도 트럭을 보기 위해 달려갔다. 그런데 내 등 뒤에는 동생이 업혀 있었다. 그날따라 동생 업어주는 배당이 나에게 돌아온 것이다. 좀 창피하지만 좋은 구경을 놓칠 수는 없었다. 그 당시 부모는 농사일 나가고 할머니가 손자를 길렀다. 줄줄이 사탕 그 많은 손자를 다 돌보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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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9. 17.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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