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情 / 양희용
‘식사하셨어요?’ 흔하게 쓰는 인사말 중 하나다. 그 물음에는 약탈과 침략으로 얼룩진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와 서민들의 한이 스며있다. 밥 한 끼 먹으려고 누구는 소처럼 일하고, 어떤 사람은 강아지처럼 구걸했다. 몇몇은 눈밭에 갇힌 야생동물처럼 굶기를 밥 먹듯 했다. 식사에 관한 인사말에는 너는 어떻게 한 끼를 무사히 해결했는지에 대한 걱정과 배려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밥은 생존과 안부를 묻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밥’이라는 단음절을 사용하여 서로의 마음을 전달하기도 한다. ‘나중에 밥 한번 살게. 밥심으로 산다. 한솥밥 먹는다. 밥값은 해야지. 그 나물에 그 밥. 콩밥 먹고 싶어. 그 사람 밥맛이야.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다. 밥만 먹고 사나.’ 밥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표정만으로 서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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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3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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