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 / 이경선
제4회 경북일보문학대전 동상 하필 보고 말았다. 앞 베란다 창으로 검은 새가 쏜살같이 날아간다. 깜짝 놀라 쳐다보는 사이 난간을 치고 가는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다시 되돌아가는 새의 품 안엔 흰색 날개가 보였다. 까마귀가 아기 비둘기를 낚아채 허공을 날아가고 있었다. 난 외마디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그 자리에 박제되어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때였다. 새끼비둘기가 품에서 빠져나와 혼신을 다해 멀어지려 애쓰고 있었다. 속도는 필사적으로 거의 비슷한 속력을 냈다. 그러나 확연히 거리는 좁혀지고 까마귀는 또다시 접근을 한다.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한 아기 비둘기는 슬며시 고도를 낮춰 비행하여 까마귀를 따돌렸다. 난 안절부절못하며 손깍지에 힘만 주고 있었다. 비둘기는 상처를 입었는지 힘이 부치는지 아파트 숲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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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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