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액자 / 신미경
버릇처럼 눈은 작은 창을 향한다. 그러다 이내 텔레비전으로 돌리고 만다. 더 이상 그 창을 그윽하게 볼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오전 11시 즈음 대부분의 전업주부들이 느낄 수 있는 한가한 시간이다. 난리법석 속에 아이들이 학교로 가고, 남편도 출근하고 설거지에 청소기까지 돌리고 나면 오전의 전쟁이 끝난다. 그제야 나른함이 물려오고 습관처럼 커피를 담아 들고 낮은 탁자 앞에 털썩 앉는다. 늘 보아왔던 작은 창밖의 세계, 나는 그곳을 어느 유명한 화가가 그린 명화보다 더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젠 사라져버린 그곳에 더 이상 눈을 둘 수가 없다. ‘노르웨이 숲’이라고 불렀던 그곳은 이제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 숲은 한낮에도 어둑해 보일 정도로 소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곳이기에, 마치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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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2.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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