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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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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물 / 노천명 (1)
산나물 / 노천명

먼지가 많은 큰길을 피해 골목으로 든다는 것이, 걷다 보니 부평동 장거리로 들어섰다. 유달리 끈기 있게 달려드는 여기 장사꾼 ‘아주마시’들이 으레 또, “콩나물 좀 사보이소. 예! 아주머니요! 깨소금 좀 팔아 주이소.” 하고 당장 잡아당길 것이 뻔한지라, 나는 장사꾼들을 피해 빨리빨리 달아나듯이 걷고 있었다. 그러나 내 눈은 역시 하나하나 장에 난 물건들을 놓치지 않고 눈을 주며 지나는 것이었다. 한 군데에 이르자 여기서도 또한 얼른 눈을 떼려던 나는, 내 눈이 어떤 아주머니 보자기 위에 가 붙어서 안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 보자기에는 산나물이 쌓여 있었다. 순진한 시골 처녀모양, 장돌뱅이 같은 콩나물이며 두부, 시금치 틈에서 수줍은 듯이, 그러나 싱싱하게 쌓여 있는 것이었다. 얼른 나는 엄방지고 먹..

수필 읽기 2020. 11. 1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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