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덕 아래로 마주 보이는 아파트 공장에서 인부 여남은 명이 열심히 철근을 자르거나 나르고 있다. 그 옆으로 거푸집을 조립하고 있는 서너 사람의 일꾼이 더 눈에 띈다. 커다란 쇠손으로 쉴새 없이 흙을 파내어, 줄지어 늘어선 덤프트럭의 짐칸을 금새 채워 버리는 굴삭기도 한 대 아련한 굉음을 내면서 시야에 들어선다. 지금은, 그늘에 서 있어도 하릴없이 땀샘이 솟구치는 뜨거운 여름 한 낮, 저들은 그야말로 작열하는 태양 아래 온 몸을 드러낸 채 저렇게 무아지경으로 일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들 굳이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여야 비로소 연명하는 자들의 저 수고로운 삶을 최상의 인생살이라고 감히 주장할 것인가. 그럼에도 내게는 땀 흘리며 살아가는 저들의 일상이 신선하고 삽상(颯爽)하게 느껴진다. 땀방울의 무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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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7. 2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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