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는 손을 헹구지 못한 채 앞치마에 손을 쓱쓱 닦으면서 손님을 맞았다. 무쇠 솥에 불을 때다가 부지깽이 던져두고 뛰어나와 손을 부여잡고 눈물부터 보이던 언니를 닮았다. 갯벌 가까이 있는 바다는 그랬다. 흙과 바람 속에서 뚜벅뚜벅 걷는 사람처럼 꾸밈이 없고 투박했다. 비릿하고 짭조름한 냄새가 밴 물이랑을 일궜다. 바다는 온갖 목숨들을 거두느라 잠시도 쉬지 않는다. 그것들을 부추기고 쓰다듬고 다독이느라 분주하다. 인적 드문 산골에 터를 잡고 하루하루를 엮어내는 언니는 때 묻은 수건으로 땀을 훔치며 그저 생각 없이 사는 줄 알았다. 누구를 그립다고 한 적도 없고 삶이 외롭다고 툭 내뱉은 적도 없다. 올망졸망한 아이들 품고 눈 끔벅거리는 일 소 한 마리 먹이는 것이 사는 일의 전부인 줄 아는 듯했다. 세상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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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4. 2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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