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가 카페에 앉아있다. 학과 동기와 머리를 맞대고 휴대폰에 눈을 고정한 채 어학사전을 찬찬히 훑는다. 중요한 무엇을 찾는 중이다. 아무래도 문학적인 이름이 좋겠지. 백석 시詩에 나오는 갈매나무가 좋은데. 점잖은 드레. 반짝반짝 빛나는 윤슬은 어때. 알차고 잘 자란 소나무 찬솔도 있네. 아름다운 우리 사이를 예그리나라고 한다네. 고르고 골라 예비 후보로 몇 개의 단어를 저장한다. 유독 예그리나에 관심이 높았는데 알고 보니 짝퉁 우리말이다. 학습동아리에 어울리는 산뜻한 말은 없을까. 생각지도 못한 것이 생각지도 못한 형태로 때를 초월할지도 모를만한 단어가 없을까. “있다! 사부작사부작” 아내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 계속 가볍게 행동하는 모양”의 부사라고 설명한다. 아내는 이름을 정하기 위해 거듭 생각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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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5. 2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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