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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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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을 꿈꾸며 / 공월천 ​ (1)
소멸을 꿈꾸며 / 공월천

늦가을이긴 해도 11월은 어린 우리들에게 오싹하리만큼 추웠다. 추수가 끝난 들판은 폐허처럼 황량했고, 누렇게 말라가는 플라타너스 잎의 버석대는 소리에 더욱 스산하던 그날, 우리는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폐병을 앓던 순자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훌쩍거리며 우는 아이도 더러 있었지만 나는 아무리 슬픈 생각을 해도 눈물이 나지 않았다. 실감이 나지 않아서였다. 심보가 고약한 것이 탄로날까 봐 침을 찍어 바르고 고개를 숙이고 있으려니 민망하기 짝이 없었다. ​ 방과 후에 선생님을 따라 우리 반 아이들 몇몇이 순자의 집으로 갔다. 시장 통 어물전 뒤에 대문도 없는 가난한 단칸방 앞에서 순자의 어머니는 아이가 입던 옷가지와 책가방을 태우고 있던 참이었다. ​ “어제 화장했심더. 조금만 더 댕기믄 졸업인데 망할 기집애..

수필 읽기 2020. 5. 2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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