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프로필사진
  • 글쓰기
  • 관리
  • 태그
  • 방명록
  • RSS

부딪히면흐느끼고 고이면비치더라

검색하기 폼
  • 분류 전체보기 (3258)
    • 시詩 느낌 (450)
    • 수필 읽기 (2133)
    • 습득 코너 (666)
  • 방명록

시간의 빛깔 / 박월수 (1)
시간의 빛깔 / 박월수

산골의 가을은 목덜미에서부터 온다. 스산한 기운이 뒷목을 파고들어 등뼈로 스미면 보랏빛 바람 닮은 가을 들꽃은 핀다. 시린 등을 핑계 삼아 화덕 앞에 앉았다. 화르르 타는 장작위에 지난여름 말려둔 인진쑥 몇 가닥을 올린다. 온기 사이로 그윽함이 밀려든다. 너울거리는 불길 속에 어린 계집아이 하나가 보인다. 손바닥만 한 라디오를 옆에 끼고 쇠죽솥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어린이 연속극은 끝난 지 오래다. 골목에선 꼬맹이들 노는 소리가 뒷덜미를 끌어당긴다. 계집아이의 골난 입술이 십 리 밖까지 튀어 나간다. 땔감을 한꺼번에 밀어 넣고 솥뚜껑을 뚫어져라 노려봐도 김이 날 생각을 않는다. 굵은 장작이라도 있다면 넣어두고 달아날 텐데 불쏘시게 같은 짚으론 어림도 없는 일이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 버릴까 애가 타..

수필 읽기 2021. 12. 7. 08:45
이전 1 다음
이전 다음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Blog is powered by Tistory / Designed by Tistory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