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 역 문 설 문청이 일찍이 “만 번의 말이 모두 맞는 것이 한 번의 침묵만 못하다.”라고 하였는데, 나는 이 말이 의아했다. 대개 사람의 말과 침묵이란, 말해야 할 때는 말하고 침묵해야 할 때는 침묵해야 비로소 법도에 맞거니와, 침묵해야 할 때 말하고 말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실로 불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야 하는지와 해서는 안 되는지의 여부를 도외시한 채 침묵으로만 일관한다면 불가의 적멸(寂滅)에 가깝지 않은가. 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는 것은 하늘이지만 우레 소리는 그윽하고 말 없는 중에서 일어나지 않음이 없으니, 또한 침묵으로만 일관하는 것은 아니다. 무릇 하늘과 덕이 합치하고 이치가 같은 사람은 성인뿐이다. 이 때문에 주자의 〈감흥(感興)〉 시에 “하늘은 그윽하고 말이 없으니 중니께서 ..
습득 코너
2021. 4. 2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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