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무스 / 정여송
내 안에 한 남자가 있다. 그 남자는 이병헌처럼 멋지지도 않고 전유성 같은 유머와 위트를 지니지도 못했다. 타이거우즈마냥 신의 기술을 훔친 남자는 더더욱 못된다. 약간 화통한 것 같으나 좁쌀뱅이 남자다. 그래도 나는 그 남자가 어린아이와 같은 순진무구한 마음으로 물어볼 줄 아는 남자였으면 했다. 희끄무레하고 누리끼리하며 푸르뎅뎅하고 불그스름한 세상을 볼 줄 아는 남자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름과 차이가 만들어가는 다양성이 내는 소리를 들을 줄 아는 남자이기를 소원했다. 사소한 일상에서도 자신의 고민을 해결해 줄 아이디어를 찾는 남자라면 대길이었다. 하지만 그 모두는 허황된 바람이었다. 그 남자는 스스로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면서 융통성 없이 따지기만 했다. 그런가 하면 과거로만 문을 열고 닫으려고 할..
수필 읽기
2022. 1. 26. 09:01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