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등바등 / 이상경
묘하게 알아보기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생전보다 특별히 부으시거나 살이 빠지신 것도 아닌데도. 가만히 들여다보자 그제야 익숙한 이목구비가 눈에 들어왔다. 돌아가시기 전 담도가 막힌 탓에 온통 누렇게 변해 있었기는 해도, 확실히 명절 때마다 뵈었던 그 얼굴이 맞았다. 기묘했다. 그냥 주무시고 계신 것처럼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보면 또 아예 사람인 적 없었던 밀랍인형처럼 보였다. 왜 옛사람들이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빠져나간다고 생각했는지 짐작할 것도 같았다. 생명의 마지막 흔적마저 자취를 감춘 얼굴은 마른 강바닥 같았다. 강이었고, 강의 모양을 하고 있지만, 넘실거리는 뭔가가 사라져 버렸기에 강이라고 하기에는 어색하고 이질적인. 천성이 감성적인 엄마는 할머니 옆으로 다가가 떨리는 목소리로 “어머니, 먼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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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2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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