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제12회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입선 들풀 무성한 황룡사 공터에 장대비가 아프게 내리꽂힌다. 터줏대감인 양 둔중한 몸을 펼친 바윗돌이 비를 맞고 누웠다. 부동의 저 돌들도 한때는 우람한 사원의 뼈와 살이었을 텐데…. 일렁이는 풀 바람, 천년의 정기를 들이키며 서둘러 황룡사 역사문화관으로 들어선다. 이층으로 올라가자 어귀 깊숙한 맞은편에 기괴한 물체가 시선을 붙든다. 날개를 펼친 봉황 같기도 하고, 기도하는 등신불 같기도 하다. 하단 안내지에 고딕체로 써진 두 글자, ‘치미(鴟尾)’였다. 새의 꼬리를 뜻하며 궁전이나 사찰의 용마루에 얹는 장식물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전시된 치미는 지난날 몽고군의 습격으로 잿더미가 된 황룡사지에서 1970년대에 출토되었다고 한다. 높이 182㎝, 무게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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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1. 1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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