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시인
말의 빛 / 이해인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며 자라는/ 고운 우리말//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억지 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빛/ 나를 내어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 없는/ 푸르른 소나무 빛/ 나를 키우려고/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라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겸허한 반딧불 빛/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 *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언어 영역 읽기 교과서 수록 살아 있는 날은 / 이해인 마른 향내 나는/ 갈색 연필을 깎아/ 글을 쓰겠습니다// 사각사각 소리나는/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깎이어도/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
시詩 느낌
2021. 9. 2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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